연구 글모음/피노키오,안티 피노키오, AI

1. 서론: 피노키오는 왜 다시 등장하는가?

zerovisualculture 2025. 4. 18. 22:48

Childmachine by ChatGPT

<피노키오>는 1) 유기체와 비유기체, 인간, 비인간, 기계 등의 차이, 대립, 관계에 대한 대중적 인식의 변화를 2) 인간중심주의적 개념을 해체하는 생기 vitality’ 라는 포스트휴먼 개념을 중심으로 3) 시대에 걸쳐 거듭 재탄생하고 있. 이 글은 인간을 중심으로 한 이전의 개념을 <피노키오>를 중심으로 포스트휴먼의 맥락에서 해체하고 재배치하려고 시도하는 데에 있다. 과학기술, 영화, 소설 간의 교차점에서 대중들은 <피노키오>를 통해 새로운 어떤 것에 대한 인식이 발생하고, 기술에 대한 사회적 공론장이 형성되고, 평가와 준거점을 갖게 되고 현재와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갖게 된다.

시대에 걸쳐 반복해서 재탄생하는 <피노키오>는 과학기술 특히 인공지능기술이 지닌 낯설음과 두려움을 익숙함과 친숙함으로 변형하는 상상적인 힘을 보여준다. <피노키오>는 시대를 거듭하면서 꼭두각시 나무 인형에서 AI 로봇으로 변화하여 점점 더 나무 인형이라는 자연에서 AI 로봇이라는 과학기술로 표현적 실체를 이동해 나간다. 이 과정은 포스트휴먼의 미래는 거부할 수 없으며, 오히려 인간 중심적인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는 약속된 미래를 암시한다. <피노키오>에 대한 선행 연구는 이미 다수 있다. 이들을 바탕으로 본 논문은 카를로 콜로디의 원작 동화 『피노키오의 모험: 어느 꼭두각시의 이야기』(1883), 이를 모티브로 한 실사영화인 <A.I.>(Artificial Intelligence,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, 2002)와 기예르모 델 토로 (Guillermo del Toro) 감독의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인 <피노키오>(2022)를 주로 분석한다. 꼭두각시 목각인형에서 인공지능 로봇으로의 변화 과정이 함의하고 지향하는 핵심은 주체로서의 인간과 대상으로서의 비인간이라는 대립을 ‘생기(vitality)’를 지닌 ‘있는 그대로의 존재’로 종합한다는 점일 것이다. 이 글은 지금보다 더 나은 긍정의 포스트휴먼의 미래가 피노키오를 중심으로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이다.

※ 이 글은 「피노키오, 안티 피노키오, AI」(현대영화연구, 2025)를 연재용으로 수정분할한 1 / 7 번째 글입니다.